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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편지를 머릿속에 다운받고나서, 

사진텍스트 몽타주가 단순한 게임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즉각 알아차렸다.

  비밀스러운 프로젝트임이 분명했다. 

약간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들이 내 개인정보의 궁극인, 내 뇌와 연동되어 있는 외부뇌 주소와 식별코드, 그리고 이 모든 게 담겨있는 클라우드 공간을 원할 뿐이었다면 장난으로라도 이런 컨셉성 짙은 장문의 편지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먹고 튀었겠지. 즉, 이들의 목적은 피싱이 아닌 것이다. 

 처음엔 상시로 내 목소리를 엿듣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중매한 광고라고 생각했다. 

늘 그래온 것처럼 구글이 내 음성들을 모아 욕망을 파악해서 띄운 우연한 광고일 수 있다고. 

 하지만, 난 이렇게 치밀하고 내 욕망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광고를 받은 적이 없었다. 

 즉, 일반적으로 랜덤하게 돌린 팝업 광고를 우연히 받은 게 아니다.

 

이 편지가 증명하듯이, 누군가가 직접 내 욕망에 치밀하게 접근한 것이다.

내 개인정보를 얼마 뒤에 파기한다는 조항이 있긴 있었나?

그렇다면 도대체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편지를 보낸 Pondriver는 무슨 단체이며, 이들은 왜 내가 갖고자 하는 것들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것일까.

 이들이 내 소원을 들어주면, 나는 무엇으로 되돌려주어야 할까.

이들이 내게 원하는 것이

정말 자신들의 게임 플레이가 전부일까?

그렇다면 사진텍스트 몽타주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게임일까. 

하지만 난 이미, 내 정보를 제공해버렸다. 

 이미, 내 정보를 제공해버렸다는 데서 도망갈 출구는 없다. 

나는 항상,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서 행동한다음,

뒤늦게서야 그게 무슨 행동이었는지 깨우치고 뉘우치지. 

우선은 이들에 대한 의심을 보류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이 약속한 점을 믿자. 그리고 내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익을 남기자.

​나는 지금 무엇이든 상금이 보장된 상황이며, 모험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이들이 내게 광고를 보낸 이유, 혹은 내가 이들의 타겟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 의문들을 반드시 해소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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